[스포] 두번 보고 쓰는 긴 감상 <기억의 밤> 좋은점과 아쉬운 점. 내 마음 속 '영화'

* 네이버 영화 리뷰란에 남긴 리뷰.
남에게 얘기하듯 쓰는 글은 정말 엄청나게 오그라든다는걸 깨달았다 으허헉 ㅠㅠㅠㅠㅠ
리뷰는 역시 혼자 중얼거리고 혼자 와핳핳핳핳핳하고 혼자 어헝헝헝헝헝허유ㅠㅠㅠㅠㅠ하는 맛이 제맛인데
근데 왠지 <기억의 밤>은 저쪽 가서 남겼다.
또륵.


일단 열씸히 쓴거라 내 일기장에도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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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감상평은 영화 본 분만 읽어주세요.
처음부터 끝까지 스포밭입니다.
완전 샅샅이 얘기하고 있으니 아직 영화 안보신 분은 백버튼 눌러주세요!




























유난히 피곤하고 힘든 하루였던 엊그제 퇴근 길, 정말 충동적으로 영화를 예매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시간에서 가장 가까운 상영시간의 스릴러 영화 하나 잡아서 들어간게 이 영화였어요.
누구 나오는지도, 어떤 내용인지도 아무것도 모른 채, 그저 포스터 느낌과 스릴러 장르, 그리고 알맞은 시간대, 이 조건만으로 들어가서 본 영화였습니다.

다 보고 나오는 길에 바로 다음날 표를 또 예매하게 될 줄은 정말 몰랐죠.
이튿날인 오늘 두번째 관람하고 나왔습니다.

반전 영화들이 그렇듯, 이 영화 역시 두번 이상 봐야 '다'보고 나올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처음 볼 땐, 영화 흐름에 쭉 따라갔는데,
두번째 볼 땐, 영화 화면 밝아지는 처음 시작부터 어두워지는 마지막까지, 이 영화 스토리의 시작점이자 숨은 스토리텔러 김무열 배역의 입장에서, 그의 시선으로 영화를 보게 되었습니다.
(김무열 배역 이름은 두번 봤는데도 잘 기억나지 않네요. 진짜 이름이.. 최성준이었나요?.... 몇번 불리지 않아서 ㅠㅠ.... 일단 최성준이라 가정하고 아래 글로 씁니다 ㅠㅠ;)
두번 보니 역시나 완전히 다른 영화를 보게 된 것 같아요.

첫 관람땐, 
'이거 스릴런줄 알고 왔는데 호러였어 이런 개나리진달래쌍쌍바^@$*!)*$&)*!@$)!*^!!!!!!!' (호러물 못봄)
'무서워서 못보겠다 나갈까? 나간다. 퇴로는 앞문인가 뒷문인가?' (실제로 나가려고 가방까지 집어듬) 
'근데 궁금하긴 되게 궁금하네. 이런게 저렇고 그런게 이러저러한건가?' (무서움에 실눈 뜬 상태로 머리는 요란하게 굴림)
(반전 후)
'헐----------------------- 대박------------------------!!!!!!!!!!!!!!!!"

이런 단순한 느낌이어서 리뷰 쓸 생각도 못했었는데,
두번 보니, 그나마 약간 생각이 정리된 것 같아요.






기억을 더듬어, 97년 5월부터 17년 5월까지 일어났던 영화 속 일들을 시간순으로 한번 배열해 봅니다.


1) 1997 5월 : 진석 가족에게 교통사고가 일어남. 부모는 죽고 형과 둘만 살아났는데 형은 심각한 중상.

2) 5월~10월 : 진석은 형의 병원비로(아마도) 모든 재산을 처분함.(이사할 집과 차가 있던 형편에서 창살 있는 지하방에 거처). 형의 병원비를 벌기 위해 공부를 포기하고(방 구석에 수험책들이 끈으로 묶여 있음) 일용직, 사채, 장기매매를 알아보다 살인 의뢰를 받게됨

3) 10월 : 진석은 3명을 우발적으로 살인함. 2명은 언론 보도 되고, 1명(의사)은 보도가 되지 않음.(따라서 유족 최성준도 아버지까지 이 범인이 죽였는지는 모름) 진석은 살인 후 방으로 돌아와 자신의 기억을 소거함.

4) 1997년 10월 ~ 2017년 5월 : 살아남은 유일한 유족 막내 아들 최성준은 5살에서 25살이 됨. 가족이 살해된 뒤 재산 잃고 보육원으로 전전. 성장하면서 정상적인 삶이 아닌 조폭 같은 어두운 길을 걷게 됨. (사람을 고문하고 도끼질을 하는 남자들을 '애들'로 데리고 있는 사람은 조폭이라고 칩시다...) (또한 경찰이 봉고로 끌고 갈 때 '청부 XX죄', '수배중' 이런 말을 하는 것으로 보아, 최성준은 과거에도 이런 폭력적인 일들을 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공소시효 만료 후, 흥신소 같은 곳에 의뢰하여 범인을 찾고(강가 벤치에서 베이지색 외투를 입은 중년 남성에게 묵직한 서류봉투를 받는 장면), 범인을 납치, 고문함. 
이유를 알고자 했으나 범인은 기억이 없고, 
그 뒤는 다 아는 그 내용.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씬은 역시 마지막 병실 씬이었습니다. 

"시발 그걸 믿으라고"
아버지의 배신을 알게 되고 짓이겨진 얼굴로 눈물을 흘리던 최성준은 잠시 진석의 얼굴을 몇초간 봅니다. 그리고 찢어질 것 같은 웃음소리를 내며 이렇게 말하고 병실을 떠나죠.
'잘 살아라' 

진석의 얼굴을 보던 짧은 순간 무슨 생각을 했을까... 
"해리성 기억상실. 극도로 고통스러워 스스로 기억을 지웠습니다" 
최면을 걸던 박사가 진석의 상태를 이렇게 진단했죠.
아버지가 청부한 살인. 그것의 고통이 기억을 지울만큼 한계를 넘었던 범인.
최성준이 진석을 살려주기로 결심한 그 병실 씬은.. 정말 다시 생각해도 너무 마음이 아파요 ㅠ






두번째로 마음이 아팠던 장면은,
바로 영화의 첫 장면, 이사한 새 집에 4명이 나란히 서서 집을 올려다보는 장면이었습니다.
그 4명 중 가장 괴롭고 울고 싶었을 사람은 진석이 아니라 일을 주도한 최성준이었겠죠.
가족과 함께 가장 행복했던 어린 시절 마지막 시간을 간직한 자신의 집을, 살인자와 나란히 서서 올려다보는 장면이라니..







아래는 영화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이고 완전히 제 멋대로인 요약 감상평입니다.
다른 분들 생각과 다를 수 있어요!!! 주의!! ㅠㅠ


[ 아쉬웠던 점 ] (별 개수만큼 마이너스)
1. 귀 찢는 볼륨공포, 복도공포, 문손잡이공포, 귀신봤는데꿈이더라공포를 버무린 초반 장르 오해 공포 (-★★★★)
2. 역할극이라는 설정은 좋았으나, 그것 자체가 필연적으로 가질 수 밖에 없는 억지성. (-★★★★)
3. 차마 다 쓰지도 못하겠는 각종 억지성 디테일 (-★★★★)
4. 우발적 범행 장면에서, 소리 지르지 말라는 이유 하나로, 칼 들고 2층 계단을 사람 밀쳐가며 기어코 올라가 방문까지 따라붙어 힘싸움 끝에 기어이 방문을 열어제끼고야 마는 것이 과연 '우발'인가... (현실이었으면 개X놈)(이 장면을 보고 '아 저 놈은 그냥 죽어도 되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음) (-★★★★)
5. 아무리 생각해도 유주얼 서스펙트의 오마주 21g..... (-★)
6. 유치할 수 있는 평면적 설정과 가벼움 (-★★★)
7. 엔딩크레딧 직전 씬, 최성준과 진석은 애초에 인연이 있었다..는 설정은 아무리 생각해도 사족 오브 사족이었다... (-★)

[ 좋았던 점 ]
1. 쉽게 예상할 수 없는 반전 시나리오 내용 (★★★★)
2. 군더더기 없이 시간을 과감하게 재배열해 반전 충격을 잘 살린 시나리오 구성력 (★★★★)
3. 클루들을 껄적지근함 없이 차근차근 잘 드러내준 연출법 (★★★★)
4. 모든 배우들의 연기력 (★★★★)
5. 관객의 관심사를 온통 저 앞방엔 대체 뭐 있냐-로 신경 돌리게 한 귀여운 의도 (★★)
6. '근데 시발 비가 안오는거야'의 엄청난 고증 (★★★★★★★★★★)
   (기상청 2017.5 : http://www.kma.go.kr/weather/climate/past_cal.jsp?stn=108&yy=2017&mm=5&x=26&y=6&obs=1) 
   (#찾아봄)
7. 과한 오글거림성 대사가 의외로 별로 없었음 (★★★★)
8. 김무열의 형-최사장 사이의 엄청난 간극 (★★★★★)
9. 김무열의 마지막 병실씬 전체. 특히 "1부터 100까지 열번 세라고 했잖아. 나한테" 표정과 속삭임 (★★★★★)


그래서(?) 제 개인적 별점 결론은 ★★★☆ 정도인 것 같아요. 
처음 보고 재밌었다면 한번 더 꼭 보시라고 권유하고 싶은데,
그리고 두번 보면 확실히 재밌는데,
3번까지 볼 필요는 느껴지지 않는... 그 정도 재미와 깊이의 영화인 것 같습니다.







두번 모두 정말 재밌게 잘 보고 나왔어요!
보통 영화 감상평 안남기는데.. 이 영화는 왜 긴 시간 들여 이렇게 글 쓰고 있는지 모르겠네요 ^^;

괜찮았던 영화 보고 난 후 즐거운 기분.
이 기분 때문에 영화 계속 보는 것 같네요 :-)







사족1) 각 인물들에게 드리는 애도의 말

@41세 굳어버린 머리로 19일동안 난데없는 수험 공부한 진석. 3년 재수생이라 생각해서 나름 열심히 했을텐데 말이죠. (애도)

@19일+7일동안 엄마역, 아빠역, 형사역한 마담, 박사, 부하들. 역할극 계획했을 땐 딱 비오는 전날 이사 타이밍 잡아서 바로 그날 밤 충격요법 시킬 생각이었을텐데, 뜬금포 19일+7일 연장 근무 (애도)

#제발 집에 불 좀 켜고 삽시다 (애도)







사족2) 영화 속 2가지 오류

(1) 어두운 밤 스탠드 켜놓고 책상 앞에서 꾸벅꾸벅 조는 진석을 보고 형이 다가와 손으로 물 튕기며 자려면 침대에서 자, 아니야 잔거 아니야 - 뭐 이런말들을 합니다. 그리고 다음 화면은 몇시간 뒤 책상 위에 엎드려 자고 있는 진석과 그 뒤 샤프심 씬이 이어지죠.

엎드려 자고 있는 샤프심 씬 때, 화면에 나타난 시계는 12시 반 가량입니다.
그런데, 그 전에 물 맞아서 졸다가 깬 장면에, 화면 구석에 잡힌 시계의 시간은,
아무리 봐도 2시 반.......


(2) 자신을 21세로 착각하고 있는 진석 앞에 뚜렷한 차 번호가 2개가 나타나는데요.
하나는 진석이 외웠던 봉고차 번호, 다른 하나는 어머니로부터 도망나올 때 문 앞에 서 있던 아버지 옆 승용차 차 번호.
두 번호 모두 [ 99가 9999 ] 이런 형식으로 되어 있죠. (ex. 87조 8911)(번호 틀릴 수 있음;)

[ 99가 9999 ]는 2004~2007년 승용차 번호판입니다.
(*물론 영화 속 시간은 맞지만, 1997년 패치 되어 있는 진석 앞에 보여지고 진석이 증거로 외우고 다녔던 번호판이어선 안되죠)
(참조: http://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4080615&memberNo=8363102&searchKeyword=%EC%B0%A8%20%EB%B2%88%ED%98%B8%ED%8C%90&searchRank=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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